보고타 둘째 날 (The Second Day in Bogota)

보고타 둘째 날 (The Second Day in Bogota)

오늘은 어제 너무 늦게까지 돌아다녀서 그런지 오전 8시가 넘어서야 일어났다. 컬렉티보라는 소형버스를 타고 보고타 북쪽 지역을 돌아보았다. 산 위에 지어진 집들은 아주 오래 전 한국의 판자촌 집들을 연상케 했다. 버스로 반나절을 여행해 본 결과 보고타는 서울보다는 면적이 큰 것 같다. 그러나 그리 큰 빌딩이나 아파트 단지가 없고 거의 대부분 전원주택 형식으로 지어져서 그런지 인구 수 에서는 서울보다 작다. 버스로 끝에서 끝까지 두 시간도 넘게 걸렸다. 또한 보고타의 교통상황은 좋지 않았다. 교통이 혼잡하고 도로 상태도 좋지 않다. 컬렉티보란 소형 버스의 운전기사는 꽤 난폭하게 이리저리 차선을 바꾸고 브레이크도 인정사정 없이 밟아댔다. 이런 버스를 타고 제법 큰 마켓에 가서 헤어젤과 손톱깍기 등을 구입하고 다시 국립박물관에도 가보았다. 국립 박물관은 보고타 여러 박물관을 짬뽕 시켜 놓은 듯 했다. 황금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던 금딱지 작품들도 보이고 보테르 작품도 보였다. 더 자세히 작품들을 감상하고 싶었지만 함께 여행하던 동행자가 메데진으로 가는 버스 시간에 늦을 까봐 택시를 타고 서둘로 호스텔로 돌아갔다. 이틀 간 여행하던 여행자와 작별인사를 하고 나서 숙소를 나와 큰 대로를 따라 무조건 걸어 내려 갔다. 거의 두 시간쯤 걸었을까? 주변에 인적이 뜸해지고 볼 거리도 없어서 빨간색의 긴 버스를 타고 다시 사람 많은 광장으로 돌아 왔다. 광장 주변 근처를 돌아 다니다 우연히 군인 퍼레이드도 구경했다. 혼자 거리를 돌아 다녔는데 자꾸 거지들이 돈 달라며 따라 붙는다. 심지어 어떤 거지는 옷을 잡고 늘어졌다. 보고타로 정말 혼자 여행하기는 위험하다. 저녁으로 어제 맛나게 먹었던 빵집이 생각나서 그리고 갔다. 어제와 같은 메뉴로 계란빵과 콜라를 먹었는데 잔돈을 틀리게 줬다. 어제 먹어서 가격을 이미 알고 있는데 스페인어를 못 하니까 계산도 못 하겠지 한 것 같다. 뭐 아니면 정말 잔돈을 잘 못 거슬러 준 거 일수도 있다. 문제는 이런 일이 중미와 남미 여행하면서 상당히 빈번하게 발생한다는 것이다. 뭐 돈 몇 백원에 싸우고 싶지 않다. 다신 이 가게에 안 가면 그만이고 다신 콜롬비아 안 올 생각이다. 날이 어두워지자 재빨리 숙소로 돌아왔다. 그런데 아주 큰 일을 당할 뻔 했다. 숙소 금고 열쇠를 누가 손댄 흔적을 발견하였다. 난 비밀번호 셋팅시 알고 있는 숫자로 돌려 놓는데 번호가 완전 다르게 돌아가 있는 것이다. 정말 그 순간 눈 앞이 깜깜했다. 보고타 이틀 있으면서 느꼈는데 혼자 여행 정말 위험하고 또한 현지인들 절대 믿을 수 없다. 짐을 재빨리 확인해 보니 다행히 없어진 건 없었다. 그러나 숙소 직원들을 더 이상 믿을 수 없었다. 차가운 찬물에 샤워를 하고 침대에 잠시 누웠다. 아… 하루 빨리 이 거지 같은 호스텔 탈출하고 싶었다. 방 바로 옆엔 세탁기가 있었는데 직원들이 밤 늦은 시각에도 불구하고 계속 동작을 시켜서 시끄러운데다 인터넷도 자주 끊기고 샤워도 추워서 못 하겠고 아주 짜증나서 더 이상 이 호스텔에 못 머무르겠다. 내일 당장 다른 호스텔로 옮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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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Responses to 보고타 둘째 날 (The Second Day in Bogota)

  1. Sam 김상현 says:

    Harry씨

    사진 하고 글 올리신거 잘 봤어요~
    그런데 않좋은 일이 많이 생겼었네요…
    내일 곧바로 호스텔 바꾸세요. 저도 처음부터 거기서 일하는 사람들이 이상하다고 생각했거든요..
    아무튼 뭐를 훔치지 않아서 다행이네요.

    아.. 저는 villa de leyva라는 도시로 왔어요. Medellin은 나중에 가고요.
    Harry씨는 아직 보고타에 2일 남았는데 그렇게 싫으시면 여기로 오세요. ㅋㅋ

    이제 블로그 찾았으니까 자주 글 올리겠습니다!
    메후 조심하시고 힘내세요!

  2. Harry says:

    Sue란 호스텔로 옮겼는데 정말 좋네요. 여행 안전하고 즐겁게 하시고요. 어제 메데진 따라갈걸 그랬나봐요… 오늘 언덕위의 하얀 집 올라가는 것 말고는 이제 할게 없네요… 그런데 한국어 정말 잘하시네요… 2개 국어를 자유롭게 구사하시는 모습 대단해요.여행 화이팅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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